맨부커상 수상 한강의 NYT 기고문이 주목받는 이유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북한에서는 10월 10일이 노동당창립일이라고 한다. 이것은 정확한 것이 아니다. 1945년 10월 10일은 스탈린에 의해 북한의 통치자로 지명된 김일성이 조선공산당 서북5도 책임자 및 열성자 대회에 등장한 날이다.

김일성이 북한의 최고실권자인 것은 맞지만, 명목상으로는 박헌영이 지도하는 조선공산당의 북조선분국 소속이었다. 분국은 1946년 4월 북조선공산당을 거쳐, 8월 연안파의 조선신민당과 합쳐 북조선노동당이 되었고, 북조선노동당은 1949년 6월 30일 남조선노동당(남로당)과 합쳐 조선노동당이 되었다. 따라서 6월 30일이 정확하게 조선노동당의 창립일이다. 10월 10일을 창립일이라고 하는 조선노동당은 생일도, 뿌리도 모르고 있다.

조선공산당의 정통이었던 박헌영은 1950년 10월 북한군이 패주할 때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으로 임명되었다. 이 사실은 북한에서 잊혀진 사실이다. 이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것은 남한으로 탈주한 황장엽과 같이 일하던 김기남 선전선동 비서 정도일 것이다. 1953년 박헌영 숙청은 최룡해의 아버지 최현 등이 최용건과 함께 김일성 지령을 받아 벌인 공작이었다.

이를 정확히 지적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 북한 주장에 따르기 때문이라기보다 정확한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요새는 젊은이들뿐 아니라 중진도 이런 기본 사실도 가리지 않는 것 같다.

중국공산당은 역사를 1911년 손문의 신해혁명으로부터 시작하여 기술한다. 중국공산당이 창건된 1921년이 아니며, 모택동이 당권을 장악한 1935년의 준의회의로부터 시작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그러면 손문의 행적은 불가피하게 장개석과 연결된다. 1936년 서안사건을 서술하려면 상대인 장개석을 기술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1937년 이래 김일성의 동북항일연군(東北抗日連軍) 행적도 흐지부지하는 북한과 다르다. 김일성은 1948년 2월 8일 창건된 조선인민군의 건군절을 뜯어 고쳐 김일성이 조선인민혁명군을 조직했다는 1935년 4월 25일로 거슬러 올렸다.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이 작지 않은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그는 “미국이 전쟁을 말할 때 한국은 몸서리친다”라는 기고문에서 “한국전쟁은 이웃 강대국들에 의해 한반도에서 벌어진 대리전이었다”이었다고 한다. 몸서리친다는 표현은 작가로서 가장 강렬한 표현이다. 그녀는 막상 전쟁을 일으킨 북한 김일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작가는 시대를 호흡하고 선도하는 최고의 인텔리다. 한강의 역사인식이 미디어에 의해 주목을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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