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혁명’ 유배지서도 바둑 지킨 中진조덕과 ‘올인’ 차민수의 ‘한중 우의’

진조덕(가운데) 원장과 차민수씨. 오른쪽은 진조덕 원장 부인

[아시아엔=차민수 드라마 ‘올인’ 실제주인공, 강원관광대 명예교수, <블랙잭 이길 수 있다> 등 저자] 중국기원 원장인 진조덕 선생과 나는 1980년 중국방문을 계기로 급속히 가까워졌다.

문화혁명 당시 모든 예술인들은 비생산적인 계급이라는 이유로 집단농장으로 쫓겨나 농사를 지으며 살아야 했다. 진 선생이나 섭위평 기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진 선생은 유배지에서도 문화혁명이 끝날 때까지 바둑을 지켰다.

진 선생은 외유내강형이다. 인품도 매우 훌륭하다. 90년대 중반쯤 그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나와 의형제를 맺었다.

우정배 관계로 내가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의 일이다. 그때 중국경제가 부실했던 관계로 스폰서 기업이 대회 도중에 대국료와 상금을 다 주지도 못하고 도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였다.

하루는 만찬 도중에 식사도 잘 못하고 무언가 할 말씀이 있는 것 같은데 차마 입을 떼지 못하는 것을 느꼈다.

내가 무슨 일인지 스스럼없이 말씀하라고 하니 통역이 마지 못해 말한다. “실은 방금 끝난 대회의 스폰서가 부도가 나서 기사들에게 대국료와 우승상금을 주지 못할 것 같아 차 선생에게 부탁하자니 너무 면목이 없어 이야기를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액을 물어보니 1만달러 정도였다. 흔쾌히 내가 내겠다고 하니 그럼 미국에 가서 부쳐 달라는 것이다. 마침 그만한 돈이 있어 그 자리에서 드리니 매우 기뻐하며 고마워했다.

중국기원에 이런 일이 또 생기면 아무 걱정 말고 나에게 말씀하라고 하였다. 가끔씩 중국기원이 비슷한 일이 생기면 내게 부탁하고 내가 해결하여 주곤 하였다. 두세 번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중국에 방문 사모님을 찾아 문안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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