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날 ‘유감’ 제2탄···’변경 추진’ 이어 해군 2함대서 기념행사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10월1일 국군의 날 행사는 국군만이 아니라 온 국민의 자부심을 확인하는 축제다. 박정희 대통령 때는 국군의 날 행군이 여의도 모래밭에서 벌어졌다. 지금은 계룡대에서 이루어진다. 여의도 행사 후 서울의 중심에서 시가행진이 열렸다. 최근엔 대통령 재임 중 5년에 한번 강남의 삼성대로에서 이루어진다. 국군의 날은 국군의 위용을 국민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날이었다. 시민은 물론이요 참가하는 장병도 한껏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날이었다. 남대문에서 동대문까지 거총한 어깨를 바꾸지도 않고 행진해야 하지만, 장병들은 온 국민의 환호와 자부심으로 이겨냈다.

올해 국군의 날 행사는 평택의 해군 2함대 기지에서 열린다고 한다. 행사를 준비하는 2함대의 고충은 무척 클 것이다. 해군항공대를 증강하기 위한 수직이착륙기(VTOL)를 전개하기 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행사는 치를 수 있다고 하나, 행사를 제대로 치르자면 많은 군수지원상 제한을 받을 것이다. 2함대사령부가 본래 그런 능력을 갖춘 부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은 텔레비전을 통해 중국군이나 북한군의 어마어마한 군사 퍼레이드를 보게 된다. 특히 북한군은 여기에 관심과 능력을 집중한다고 보아도 된다. 야전에서 훈련할 유류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능력이 제한되다 보니 쇼를 통해 압도한다. 공산당은 이런 선전선동에 능하다. 소련군은 장대한 군사 퍼레이드를 히틀러의 독일군에서 배웠고, 중공군, 북한군은 소련군에서 배웠다. 소련이 무너졌어도 메이데이 행사는 계속된다. 러시아·중국·북한의 열병식인 여전히 장대하기만 하다.

해군이 신경 쓸 곳은 따로 있다. 전력증강으로 함선은 늘어나는데 병력은 한정되어 있다. 특히 계속되는 서해에서의 북한 도발로 2함대는 임무가 과중하다. 수병과 신임 장교가 필수훈련도 마치지 못한 채 임무에 투입될 수도 있다. 최근 미국 7함대 함정이 상선과 충돌하는 믿지 못할 사고가 벌어졌다. 테오도르 루즈벨트의 ‘Second to None’ 이래 영국 해군을 제치고 세계 최강을 자랑해온 미 해군으로서 있을 수 없는 망신이다. 남중국해를 장악하려는 중국의 도발로 서태평양을 담당하는 7함대의 임무가 많아져서 장병들이 피곤해서 생긴 사고라고 한다.

송영무 장관은 해군 참모총장을 지냈으니 애로를 제일 잘 알 것이고, 이제 장관이니 정부 유관부처와 협의할 수 있다. 안 되면 통수권자에 직접 건의할 수도 있다. 2함대 기지에서 국군의 날을 치름으로써 해군의 위용을 보인다고 하나, 이를 위해서는 정식의 관함식으로 하면 된다. 공군출신이 국방장관이 되면 국군의 날 행사를 해미 공군기지에서 치를 것인가?

군의 의식에는 전통과 정신이 녹아 있다. 헌법과 같이 함부로 바꾸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이나 장관은 이를 제대로 유지시키고 발전시킬 도리와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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