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학철 레밍 발언’으로 되돌아본 한국사회 ‘막말시리즈’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요즘 정치인들의 막말이 도를 넘는 것 같다. 하이라이트는 김학철 충북도의원이 뱉은 “국민은 레밍이다”가 단연 으뜸이다.

이름도 생소한 이 ‘레밍’은 어떤 동물인가? ‘설치목 비단털쥐과’에 속하는 여러 종의 소형 쥐들을 ‘레밍’이라고 한다. 북극과 가까운 툰드라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데 개체수가 늘면 새로운 터전을 찾아 집단으로 이동하는 습성이 있다.

‘레밍’은 일반적으로 다리가 짧고 귀가 작다. 몸 전체는 길고 부드러운 털로 덮여 있고, 몸길이는 짧은 꼬리를 포함해 7~15cm 정도다. 털색은 종에 따라 다르다. 등 쪽은 회갈색이나 적갈색이고 배 쪽은 그보다 색이 엷다. 스칸디나비아 북부의 툰드라 지역에 서식하는 노르웨이레밍의 털색은 검은색과 갈색, 노란색이 섞여 있다.

그런데 이 레밍은 묘한 습성이 있다. 레밍은 개체수가 너무 늘어나면 집단으로 이동하는 습성으로 유명하다. 특히 노르웨이레밍의 경우 맹목적으로 선두를 따라가다가 많은 레밍들이 바다나 호수에 빠져 죽기도 하니 어리석기는 정말 우매한 백성에 비할 만도 하다.

김학철 충북도의원이 국민들을 레밍에 빗대며 막말을 하자 각계에서 사퇴요구가 빗발쳤다. 김학철 도의원은 지난 7월 16일 쏟아진 물 폭탄 피해 현장을 뒤로 하고 유럽으로 관광성 연수를 떠나 도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아 왔다.

김 의원이 비난 여론에 대해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했다. ‘레밍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의원은 “외유라는 언론보도에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다 레밍 신드롬을 말했지만 국민을 빗댈 의도는 없었다”며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재작년 여름 나향욱 교육부 고위간부가 “민중은 개·돼지···신분제 공고화해야” “대한민국은 자리와 돈만 철밥통이면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한 적이 있다. 수많은 국민들이 상실감에 빠진 적이 있다. 대한민국의 1% 미만의 1등 국민들이 99% 개?돼지의 심정을 알기나 할까?

7월 19일, 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태극기 집회는 서울시민 절반이 나간 집회”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잘못된 것이라 했다. 류 위원장은 이날 오후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 인선발표 기자회견에서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했던 인사들이 혁신위원으로 뽑힌 데 대해 기자들이 비판적 질문을 하자 이같이 막말을 한 것이다.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지난 6월 30일 한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학교 조리사에 대해 “솔직히 조리사라는 게 별 게 아니다. 그 아줌마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다. 옛날 같으면 그냥 조금만 교육시켜서 (조리사를) 시키면 되는 거다.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고 말했다. SBS 기자와 사적대화이어서 논란이 일부 되기도 했지만 이언주 의원의 비슷한 발언은 그때가 처음이 아니다.

막말의 극치는 ‘돼지흥분제’와 ‘막말 시리즈’로 유명세를 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일 것이다. 홍 대표는 그 입 때문에 소송까지 당했다. 6월18일 홍 대표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에서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 자리”라고 폭탄발언을 했다. 누가 봐도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겨냥한 모욕적인 발언이었다.

중앙일보 측은 홍준표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그는 응하지 않았다. 홍준표 대표는 경남도지사 시절 단식농성 중이던 여영국 정의당 도의원을 향해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냐. 2년 간 단식해봐. 2년 후에는 나갈 테니까”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말까지 했다.

우리가 자유한국당 홍대표의 막말과 같은 당 김학철 도의원의 막말을 무시하면 앞으로도 국민은 ‘개·돼지’ 심지어 ‘레밍’으로 전락하게 된다. 우리 사회의 입법·사법·행정 전체를 지도하는 정치판에 상식 이하 정치인이 입을 함부로 놀리게 해서는 안 된다. 그 막말에 대한 사회적·정치적·법적 책임을 지우는 법제를 강화해야 한다.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막말과 독설은 한국사회의 저급한 정치문화로 이어진다. 품격(品格)을 갖춘 정치문화를 만들고 국민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얻는 것이 정치인들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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