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7/10] ‘우리 시대 만델라’ 임종 앞둔 류샤오보·’태국판 태양의 후예?’ 군부, ‘애국 코드’ 드라마 제작 논란

[아시아엔 편집국] 1. ‘우리 시대의 만델라’…임종 앞둔 류샤오보에 서구언론 찬사
– “당신은 우리 시대의 만델라입니다.”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61)의 임종이 가까워졌다는 소식에 해외언론들은 앞다퉈 중국 정부의 억압에 맞서 평생을 바친 그의 일생에 경의를 표하며 그의 일생이 갖는 의미를 조명.
– 톈안먼 사건 보도로 퓰리처상을 받은 니컬러스 크리스토프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류샤오보가 다른 이들의 자유를 위해 대신 고통받았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류샤오보는 우리 시대의 넬슨 만델라”라고 표현. 민주화운동을 이끌다 장기간 수감된 류샤오보를 인종차별정책에 저항하다 27년간 수감된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 비유.
– 류샤오보는 1980년대 미 컬럼비아대 객원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톈안먼 사건이 일어나자 중국으로 돌아와 반체제 인사로 부상. 그 무렵 류샤오보를 만났다는 크리스토프는 “당신은 종종 중국이 서구에서 배울 점이 있다고 했으나, 반대로 우리가 당신한테 민주주의의 개념부터 배워야 한다”고 평함.
– 30년 동안 중국 정부의 감시 속에서 살아야 했던 류샤오보의 신념은 그가 1988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옥에 들어가길 바란다면 어둠을 불평해서는 안 되고 반체제인사의 길을 걷는다면 세상이 불공정하다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한 발언에서도 드러남.
– 한편 류샤오보는 미국과 독일 의료진에게 해외치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짐. 평생 중국에서 저항을 계속하겠다던 의지를 다지던 그가 해외치료를 바라는 이유는 아내인 류샤(劉霞·55)를 위한 결정이라고 BBC 방송은 전함. 1996년 결혼한 이들 부부는 류샤오보의 반복된 수감생활 때문에 온전한 결혼생활을 하지는 못했지만 변치 않는 애정을 과시해왔음.

2. “벼랑 끝 아베”…’지지율 급락→사퇴’ 10년전 악몽 재현되나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지난 2012년 12월 취임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처하면서 향후 그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음. 10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33%(아사히신문)~36%(요미우리신문)로 기록했으며, 모두 해당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아베 총리가 2012년 취임 후 최악의 수치.
– 특히 친(親) 여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 아베 총리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52%(전달 41%)로 최고치를 기록. 문제는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는 ‘총리를 신뢰할 수 없어서’가 49%로 가장 많았음.
–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유럽을 순방 중인 아베 총리는 예정된 일정을 하루 단축해 귀국하고 다음달 초 상당 폭의 개각을 단행키로 하는 등 이반된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예정.
–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가 2007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패한 뒤 취임 1년여만에 물러난 10년 전 상황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음. 그는 참의원 선거에서 민주당(현 민진당)에게 참패한 뒤에도 사퇴를 거부했다. 그러나 각료의 자살과 실언, 비위가 이어지면서 그는 선거 패배 한달여만에 떼밀리듯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했었음.

3. ‘태국판 태양의 후예?’ 군부, ‘애국 코드’ 드라마 제작 논란
–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태국 군부가 이미지 쇄신의 한 방편으로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를 모방한 듯한 병영 드라마를 제작해 화제. 태국 군부가 운영하는 방송인 채널7은 지난 1일부터 군을 소재로 한 드라마 ‘러브 미션’을 방영.
– 이 드라마는 잘 생긴 배우들과 마약조직 및 테러범 소탕이라는 소재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학자들은 3년째 집권중인 군부가 멀어지는 민심을 잡기 위해 동원한 선전 수단일 뿐이라는 비판.
– 태국 군부는 드라마 제작비를 직접 지원하지는 않았지만, 헬기와 소총 등 무기를 소품으로 제공하고, 리얼리티를 높이기 위해 실제 군기지를 촬영장으로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성공.
– 그러나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군부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 드라마를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음. 쭐라롱껀대 예술학부의 대중문화 전문가인 빠사빗 분콩추엉은 “빠르게 인기를 잃어가는 군부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 드라마를 동원했다. 현시점에서 그들에게 이미지 쇄신 작업이 유용할 수 있다”고 말함.
– 군부 최고 지도자인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쿠데타 이후 3년간 매주 금요일 저녁 시간 채널7에 출연해 국민에게 애국심과 단결을 호소하고 있음. 그는 또 애국심을 강조하는 노래를 만들고 시를 쓰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짐.

4. ‘공적’ IS 모술 패퇴 뒤 어설픈 이라크 대테러동맹 핵분열 조짐
–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10일(현지시간) 최대 근거지이자 돈줄 역할을 했던 이라크 모술에서 3년 만에 소탕되면서 이라크 정부는 승전가를 부름. 그러나 이라크 속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쁨의 승전가는 참전 세력의 지분 경쟁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음.
– 이라크와 시리아를 중심으로 한 IS 격퇴전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었던 모술 탈환 작전에 참전한 각 세력의 정치·종파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다층적으로 충돌하는 일만 남은 탓.
– 이 작전엔 지상에서는 이라크 정규군과 경찰 특공대,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 쿠르드자치정부의 군조직 페슈메르가가 주축을 이뤘고 미군 주도의 국제동맹군이 공습을 지원. 여기에 모술이 있는 니네베 주(州)의 수니파 부족 일부가 결성한 무장조직이 가담.
– 이들은 공적이었던 IS를 일단 모술에서 격퇴해야 한다는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대의명분을 구심점으로 뭉쳤긴 했지만 결속력은 매우 어설픈 군사 동맹이었음. 시아파 민병대는 미국과 적대적인 이란이 직접 물적·인적 지원을 했고, 수니파 부족 무장조직은 이라크 정부와 관계가 껄끄러운 터키와 직·간접적으로 연관. IS라는 공적이 사라지면서 본격적으로 ‘핵분열’이 일어나게 될 전망.

5. “터키에 법과 정의를!”…쿠데타 1주년에 反에르도안 함성
– “사으! 후쿠크! 아달레트!”(권리,법, 정의!) 9일(현지시간) 오후 터키 이스탄불 동부 말테페 구역 마르마라해안도로는 흰색 티셔츠와 모자를 착용한 사람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짐. 티셔츠와 옷에는 붉은색으로 ‘정의’를 뜻하는 ‘Adalet'(아달레트)라는 글귀가 쓰여 있음.
– 이날 말테페 해안공원에서는 터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이 주도한 ‘정의 장정’을 완주하는 집회가 열렸음. 정의 장정은 앙카라부터 이스탄불까지 450㎞를 24일간 도보로 행진하며 터키의 사법정의를 촉구하는 시위로,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CHP 대표가 지난달 15일 앞장을 섬.
– 이스탄불에 가까워질수록 행렬이 길어지고 여론이 관심은 고조. 이번 행렬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력에 끌려가기 급급한 야당이 처음으로 정국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음. 야당은 이날 정의 장정 행사장 안팎에 200만 명이 다녀갔다고 밝힘.
–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우리는 공포의 벽을 무너뜨렸다”면서 “정의 장정의 마지막 날은 새로운 시작이요, 새로운 발걸음”이라고 선언. 그는 ‘1인 지배 체제’와 (재미 이슬람학자) ‘귈렌’ 모두 반대한다고 말하고, “누가 감히 천국과 같은 이 나라를 지옥으로 바꾸려 하느냐”며 에르도안 대통령을 겨냥.
– 터키 북동부 에르주룸 출신의 대학 졸업반 우푸크 이을마즈(24)씨는 “그가 이번 행진을 이끌지 않았느냐”면서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도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힘. 그는 정의 장정이 여론의 공감을 얻은 것은 이것이 정치투쟁이 아니라 삶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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