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아시아불교 23] 태국⑤···마약·섹스·횡령 등 스캔들 ‘심각’

3일은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입니다. <아시아엔>은 부처님의 자비와 은혜가 독자들께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아시아엔>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스리랑카·미얀마·태국·캄보디아·라오스·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아시아 각국의 불교의 어제와 오늘을 <불교평론>(발행인 조오현)의 도움으로 소개합니다. 귀한 글 주신 마성, 조준호, 김홍구, 송위지, 양승윤, 이병욱님과 홍사성 편집인 겸 주간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편집자)

외부로부터 개혁 강요받는 태국불교

[아시아엔=김홍구 부산외국어대 동남아창의융합학부 교수] 2012년 자료에 따르면 태국의 승려 수는 20만명, 사미승 수 8만명이다. 안거 기간 중에는 각각 30만명, 10만명 이상까지 증가한다.

사원의 수는 2만9000개다. 승가에는 두 종류의 종파가 있다. 첫째는 과거부터 유래한 전통적인 마하니까이(Mahanikai)이고 또 하나는 1836년 라마 4세가 주도적으로 만든 탐마윳띠까니까이(Thammayutikanikai)다. 마하니까이가 97%를 차지하는데, 탐마윳띠까니까이는 마하니까이에 비해서 계율을 더욱 엄격히 지키며 역대 승가의 관리와 간부 계층을 장악해왔다. 또 역대 태국의 승왕도 탐마윳띠까니까이에서 선출된 경우가 많아, 이 때문에 마하니까이와의 갈등이 초래되기도 했다.

앞으로 승가법 개정은 국가권력의 정치적 목적보다는 승가의 순수성을 복원하기 위한 종교적 기능을 충족시키는 쪽으로 변화할 것이 예상된다. 승가법 개정과 관련된 쟁점 사항은 우선 승가 조직과 관련해서는 마하테라싸마콤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키는 일이다. 현재의 마하테라싸마콤 활동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한 실정이다.

태국의 국립행정개발위원회(NIDA, National Institute of Development Administration)가 2015년 2월 26~27일 전국 12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불교개혁 관련 설문조사 결과는 마하테라싸마콤이 매우 효과적이지 못하며(34%), 거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19%)이 50%를 상회하고 있다. 마하테라싸마콤은 고도로 중앙집권화되어 있으며 노쇠해 있기 때문이다(2015년 기준 평균 연령 76세). 따라서 승가 조직의 권력분립은 향후 승가법 개정의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꼽힌다.

승가 조직 이외의 또 다른 쟁점은 승가의 세속화로 나타나는 현상들을 들 수 있다. 1990년대부터 태국 사회가 상업주의적, 소비주의적으로 변함에 따라 정치사회에서 전통적 문화의 양상도 세속화되고 있다. 태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은 불교에 많은 영향을 미쳐, 1990년대 이래 승려들은 점차 소비와 상업활동에도 관련이 되고 있다. 태국의 저명한 불교학자인 쑬락은 승려들이 소비문화에 길든 재가신도를 따르기 때문에 점차 타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많은 불교학자도 불교의 상업화가 승가 내의 도덕적 타락과 각종 스캔들-사원 재산 횡령, 마약 복용, 섹스 스캔들-을 초래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위의 NIDA의 설문조사에서는 이 같은 승려들의 비행과 파벌 다툼을 이유로 들어 불교개혁에 동의하는 비율이 80%에 육박하고 있다(즉각 개혁 53%, 개혁의 필요성 동의 24%).

국가불교 사무국에 따르면 2012년 유사한 사건으로 연루된 총 6만1416명의 승려 중 300명이 견책을 받았으며, 여러 사건으로 승려직을 박탈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근래 들어서 승가 사회의 가장 충격적인 스캔들은 상업주의로 비난을 받고 있는 탐마까이 사원(Wat Phra Dhammakaya)의 주지인 탐마차요(Phra Dhammachayo)가 싸하껀클렁짠(Klongchan Cred-it Union Cooperative) 횡령사건 용의자로부터 10억밧(Baht)을 기부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조사 진행 중인 사건으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이 같은 승가 세속화 사례를 통해 승가의 정화를 위한 승가법 개정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다. 또 승가 쌍카랏(승왕) 대행으로 국왕의 임명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쏨뎃프라마하랏차망칼라짠(쏨뎃 추엉)에 대한 임명 지연 건도 이런 범주에 속한 사건이다. 임명이 지연되고 있는 한 가지 이유는 그가 고급 차(고전형 메르데스벤츠)를 구입하고 탈세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일부 승려들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쏨뎃프라마하랏차망칼라짠은 이 자동차는 선물로 받아 그가 주지로 있는 왓빡남의 박물관에 보관 중인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현재 그는 이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으며, 쁘라윳짠오차 총리는 불교계 분쟁이 가라앉지 않으면 국왕에게 쌍카랏 임명 승인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불교계 내부의 대립, 정부와 불교계 간의 대립으로 이 사건은 일파만파가 되어서 1992년 개정된 쌍카랏 임명 조항(마하테라싸마콤에서 쌍카랏을 추천하여 국왕이 임명)을 다시 원래대로 복원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2016년 12월 의회는 국왕이 쌍카랏을 직접 임명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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