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숙의 시와 사진] 신문로 성곡미술관 조각공원 청동조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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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글·사진 최명숙 시인] 신문로 성곡미술관 조각공원에는 하늘을 향해 걷는 사람들의 청동조각상이 있다.

수필가 송 선생과 철이 김 차장, 일로든 사적으로든 얼굴을 보는 기자 몇 사람, 사진 찍는 준모, 서점의 책 속에 터 잡고 사는 이들의 형상, 광화문역 주변에서 기다리던 그들이 조각상이 되어 있었다.

흔한 상념들이 순서 없이 마주 앉았다.

구세군회관 골목을 들어서면 메트로신문사 담장에 핀 꽃이 참 예쁘던데 준모 이 녀석이 골목 어디쯤에서 사진을 찍다 “선생님 저에요”라고 엽서를 쓰고 있으려나.

K기자가 사무실에 온다고 한 날이 내일 오전이었지.

누군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고 썼지만

사랑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우리가 존재는 하는 건지.

나온 김에 김 차장에게 전화해서 저녁이나 먹자고 할까,

미술관에 와있다고 송 선생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누구하고 갔어? 애인하고 갔어? 집으로 가는 버스 타지 않았으면 나도 갈 걸” 한다.

은발 소녀 그녀의 한결같은 응대에 한결같은 웃음을 유쾌하게 웃었다.

미술관 카페에 앉아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어제를 비워 오늘을 채운 순서 없는 상념들, 떠오르는 사람을 마음 속에 심고 마음 속에 심은 사람들의 마음마다 상념으로 드리워져서 함께 꿈꿀 푸른 그늘을 한 자락 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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