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목사의 산티아고 통신⑧] 금칠한 성당, 금관의 예수···난 잠시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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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조헌정 향린교회 담임목사] 까미노 산티아고 여덟째 날, 오늘은 8시간 반이 걸려 나헤라까지 31Km를 걸었다. 거의 쉬지 않고 걸었다. 해가 빨리 지니 말이다. 중간 작은 마을에서는 겨울에 숙소가 닫힌다. 큰 도시라 하더라도 시가 운영하는 숙소만 연다. 오늘은 힘이 들지만 어쩔 수 없이 걸어야 했다.

운동화가 가볍긴 한데 자갈길을 걸으니 발바닥이 아프다. 등산화는 발등이 아프고 운동화는 발바닥이 아프니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자.

.내일은 성탄절 이브이다. 이브에는 모든 가게가 일찍 닫고 성탄절은 모두 문을 닫는다. 숙소도 대부분 닫는다. 철저한 주의가 필요한데 함께 걷는 8명의 일행 중 스페인 친구가 있어 미리미리 확인한다. 다행이긴 한데 혼자 움직일 경우는 고민이 된다.

스페인 겨울 날씨는 너무 변덕스럽다. 5분 후를 예측할 수 없다. 오늘은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을 지나간다. 가끔 수확하고 남은 포도송이들이 여기저기 달려 있다. 대부분이 먹기 힘들지만, 가끔 먹을만한 포도가 발견된다.

로그로뇨시를 출발할 때 해가 뜨기 전 성당을 들어갔다. 두 명이 기도 중이다. 중간 나바레따 작은 마을에 500년 된 성당이 있는데 내부가 매우 웅장하고, 거의 전체가 금으로 덮여 있다. 유럽의 여러 성당을 다녀 보았지만 이렇게 전체가 금으로 뒤덮인 성당은 처음인 것 같다. 웅장한 느낌은 들지만 신자들로 하여금 잘못하면 금을 숭배하도록 만드는 것은 아닌가 염려 된다. 금관의 예수가 생각난다. 주님은 머리 위에 씌워진 금관이 너무 무겁다고 제발 벗겨 달라고 하소연을 하고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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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숙소에서 식사를 만들어 먹었다. 누군가 남겨 놓은 쌀이 있어 밥을 짓고 마켓에 가서 마늘과 토마토 버섯을 사서 다듬어 함께 넣고 끓였다.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생강가루와 백포도주를 조금 넣었다. 생각보다 맛이 있다. 먹어본 친구들이 다 좋아한다. 요리라곤 김치찌개와 된장찌개 외에 처음으로 시도했는데 만족할 만하다. 앞으로 계속 시도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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