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한국경제 결산②] 가습기 살균제 ‘옥시사태’, 소비자주권 시대 ‘예고탄’

[아시아엔=강승용 경제평론가] 2016년의 마지막 달이다. 올해는 유난히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낸 것 같다. 대내적으로는 아직도 가슴 아픈 많은 사건들이 있었고, 대외적으로는 한국경제에 영향을 미칠만한 중요한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은 새로운 국면을 향해 나아가는 매우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일에는 언제나 시작과 끝이 있고, 그 끝에는 새로운 시작이 있다. 시작은 새롭지만 그 시작점은 과거의 누적이기도 하다. 과거에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과거를 돌아보고 더 밝은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은 필요하다. 12월엔 2016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2017년을 준비하기 위해올 한 해 주요 사건들을 정리하고 2017년을 전망하는 글로 <아시아엔> 독자들을 찾아가려 한다. 오늘은 2016년의 상반기 월별 주요 이슈들을 간략히 살펴보고 그 의미에 대해 분석해 본다.<편집자>

20160427001443404_15월:가습기 살균제 / 옥시 사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사실 상당히 오래된 이야기다. 다만, 올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언론에 노출됨으로써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됐다.

[사건요약]

2006년~2007년:원인 불명의 소아 폐렴 환자 급증

2011년: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실시 ?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환자들의 경우 폐손상 발생 위험도가 다른 환자들에 비해 47.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힘

2012년:가습기 살균제를 쓰다 사망한 유가족 8명이 살균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함 / 그러나 정부는 소극적으로 대응함

2013년: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법 보류하고 지원금 예산편성

2014년:환경부 조사 종료 ? 가습기 살균제 탓에 폐 손상이 일어난 게 거의 확실하다고 결론내림

2015년:정부 대응 미비

2016년 5월:언론 노출 확대

2016년 11월:신현우 前옥시 대표 징역 20년 구형

언론 노출이 커진 5월 이전에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및 유가족의 다양한 노력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언론 보도 확대 및 국민들의 여론 확대로 수사가 이루어지게 되었고 판결까지 받아낼 수 있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기업의 도덕적 책임을 돌아보게 한다. 기업의 존속 이유는 사익의 추구다. 그리고 종종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비도덕적인 행위를 하며 기업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옥시는 회사의 합법적인 형태인 유한회사를 이용해 사건의 노출을 줄여왔다. 유한회사는 주식회사와 유사한 회사 형태로, 주식회사는 주주가 회사를 소유하는 반면, 유한회사는 소수의 사원이 회사를 경영하게 된다. 즉, 주식회사보다 작고 폐쇄적인 회사 형태다.

그렇기 때문에 유한회사는 공시 의무가 약하게 규정되어 있다. 즉, 회사의 정보를 공개할 유인이 적어지게 되는 것이다. 재무제표는 기업의 언어다.재무제표를 통해 기업은 일반 정보이용자와 소통을 하고 있으며, 재무제표는 단순한 숫자만이 아니라 기업의 상황을 이야기해 준다. 단적인 예로 문제가 된 가습기는 전량 폐기되었어야 했으며, 이러한 폐기는 회사의 손실로 처리될 것이다. 그러나 유한회사라는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이것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또한, 소송과 같은 주요 사항도 재무제표에 공시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도 유한회사에서는 확인하기 어렵다.

국내 외국계 회사들은 대부분 유한회사 형태를 취하고 있다. 기업의 사익을 추구하며 사회적인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세회피 기법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물론 기업이 사익을 추구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의 행동 말하자면, 일반 정보 이용자들이 이것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은 필요하다.

brexit6월:브렉시트

6월 23일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에 참여한 영국 국민 51.9% 찬성으로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Brexit)가 결정되었다. 영국의 EU탈퇴는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지 43년만의 일이다. 영국은 EEC에 가입한 지 2년만인 1975년에도 EEC 잔류 여부를 묻는 국민 투표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에는 영국 국민의 67%가 잔류를 지지했니다.

영국이 EU탈퇴를 추진하게 된 대표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EU에 가입해 얻는 이익보다 손해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영국의 금융지원도 점차 커지게 되었으며, 금융업이 발달한 영국이 EU의 금융감독 규제의 대상이 되면서 이에 대한 불만도 커졌다. 또한,유럽 내 난민과 파리 테러 등과 같은 문제까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영국 내에서 EU탈퇴에 대한 여론이 급속히 높아졌다. 즉 혼자서 잘 살 수 있는데 간섭 받기 싫다는 이야기다.

브렉시트가 발표된 당일, 엔화와 금값이 폭등했다. 변동성이 증가한 시장에서는 안전 자산을 선호하게 된다. 금융 위기가 올 때마다 금값이 폭등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브렉시트가 발표된 당일 원화는 떨어지고 엔화는 급등을 하였다. 수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일본의 경제가 훨씬 더 탄탄하다는 반증이 엔화 급등의 이유라고 분석된다. 이는 일본의 탄탄한 중견, 중소기업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GDP대비 낮은 가계부채도 일본 경제의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66%, 한국 84%, 미국 78%)

브렉시트 결정 당일에 한국 증시는 상당한 충격(하락)을 경험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브렉시트 결정이 당장의 경제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변동성의 확대일 뿐이지 경제적인 타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영국의 EU탈퇴는 2년 후에 이루어지며, 그 과정에서 탈퇴를 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또한, 향후 2년간의 활동으로 세계 경제의 영향이 거의 없을 수도 있다. 즉, 브렉시트는 세계 경제의 변동성을 키웠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인 것이다. (브렉시트 결정은 당장의 EU탈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회원국 탈퇴 규정에 따라 2년간의 유예기간을 둔 후 탈퇴 처리가 된다) 다음에는 하반기 월별 주요 사건들을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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