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위원의 포토차이나] 연변의 3일장 ‘흥안시장’

연변조선족 자치주의 주도인 연길시의 외각에 자리잡은 흥안시장은 매월 3일, 6일, 9일에 장시가 열린다. 즉 3일과 6일 사이에는 3일장이 되고 9일과 13일, 19일과 23일에는 5일장이 되는 독특한 재래시장이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장터로 가는 사람들

흥안시장은 연길에서 도문으로 가는 길목에 있기 때문에 몇 갈래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서시장에서 공원다리를 건너 연길공원 동쪽출구를 지나 발전촌을 거쳐 대성촌 가기 직전 우회전해서 다리를 건너는 길과, 연변대학병원에서는 대우호텔이 있는 북대촌을 지나서 흥안촌 가기 전에 좌회전해서 내려가는 길이다.

자동차에 실려온 어린돼지들
개시장

흥안의 3일장이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시장의 구성원들이 대부분 구한말 한반도에서 이주해온 조선인 후예라는 점과 당시 우리나라에서 3일이나 5일 간격으로 열렸던 시골장이 전국적으로 일반화되었던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장날에는 연변 지역의 주류민족인 조선족들과 한족을 비롯한 다양한 소수민족들 간의 독특한 흥정의 모습이 눈에 뛴다. 주로 사용되는 언어는 한어(漢語)와 함경도 방언이다. 하지만 인근지역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들과 어울려 형성된 한글과 한어 그리고 기타 소수민족들의 전통적인 언어가 혼용되어 이해하기 힘든 말로 흥정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그것은 예전 우리의 시골장터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서민들의 애환과 흔적이 그대로 재연된 듯 야릇한 향수와 정감을 느끼게 한다.

약장수의 마술구경을 하고 있는 사람들

아침 일찍부터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상인들과 물건을 운반하는 경운기 그리고 택시나 트럭 등의 모습이 분주한다. 해 뜰 무렵이 되면 시장은 사람이 몰려들기 시작하여 9시가 되면 고객이 가장 많다. 특히 명절이나 공휴일의 장날에는 시내버스에서 내려 걸어오는 사람들 행렬을 보면 연길시민들이 다 나온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끝없는 장사진이 펼쳐진다.

이발소와 옷가게 등이 한쪽 구석을 지키고 있다

흥안시장은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생필품과 농산물 거래도 활발하지만 가축시장과 나무시장 모습은 더 눈길을 끈다. 장작다발을 실은 경운기는 시장바깥의 뚝길에 즐비하게 늘어져 있으며 닭, 개, 소시장의 모습과 애완동물 및 야생동물 시장도 독특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한쪽에는 약장수의 만담과 노래소리가 정겨우며 생닭을 잡아주는 집의 벽화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여유와 유머 감각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생닭을 잡아주는 도살장, 벽화에 정감이 간다

인근의 발전촌에는 조선족 특유의 토닭곰집이 유명한데 밥을 할 때 쌀과 함께 토종닭을 넣어 닭백숙과는 다른 묘한 풍미가 있다. 대성촌에는 한국음식을 모델로 한 한식집이 있어서 많은 조선족들이 찾고 있다.

2 comments

  1. 이사진도 한참은 된 사진이네요

    택시전문색을 쓴지가 10년 가까이 되는데 말입죠…….

    일단 사진을 보여주는것은 고마운데 시간적으로 밝혔으면 하네요 ……. 사람들이 오해하기 쉬울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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