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움직인 ‘SNS’, 곳곳에서 영향력 활용

24년 철권통치를 몰아낸 튀니지 '자스민 혁명'의 전개 과정에서 SNS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진은 2011년 1월20일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국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위대 모습. <자료사진=신화사>


중동 민주화에 결정적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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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소통 도구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국내에서는 개인적 관계 구축 뿐 아니라 사회적 이슈를 나누는 장으로 활용돼 다양한 토론 거리를 생산하고 있다. 정치 선거에도 이용돼 개인이 조직을 이기는 ‘정치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왔다. 속보성에서 기존 미디어를 추월해 특종 보도도 여럿 제공했다.

공직자들의 정부 정책 비판, 대통령 비하 발언 등이 공직자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고, 나꼼수 비키니·부러진 화살 공방이 SNS로 진행돼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진위 파악없이 퍼진 신라호텔 뷔페식당 한복 거부 사건, 택시 승객 납치 트윗 파문 등도 SNS와 인터넷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박원순 후보가 파워 트위터리안의 지원에 힘입어 조직을 앞세운 나경원 후보를 이길 수 있었다. 당시 나 후보는 박 후보보다 개인적으로는 3000명 이상 팔로워가 더 많고 든든한 오프라인 조직도 있었으나 그를 응원하는 파워트리안이 적었다.

해외서도 뉴욕 허드슨 강 비행기 불시착 사건 등이 SNS를 통해 기존 미디어보다 신속 정확하게 알려짐으로써 SNS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또 마이클잭슨 사망 소식이 전 세계로 순식간에 확산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지난해 8월 영국 폭동 사건 당시 선전 선동의 도구로 사용돼 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닫혀있던 중동 국가에서 SNS의 힘은 대단했다. 철옹성 같던 절대 권력이 SNS란 신무기를 들고 일어선 시민들 앞에 무너졌다. 2011년 1월 15일 튀니지의 대통령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 리가 물러났고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도 하야했다. 취재가 불가능한 이란에서도 2009년 대통령 선거 당시 부정 사례가 발생하자 트위터로 전 세계에 퍼지며 이란 밖에 지원세력을 만들고 저항세력을 조직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제일기획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20∼44세 남녀 976명을 대상으로 SNS의?역할을 설문한 결과 90% 이상이 “SNS는 사회적으로 점점 영향력이 커질 것이며 정보획득의 수단으로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답했고 87%가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관리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답했다.

국회입법조사처 문화방송통신팀 조희정 박사는 “튀니지의 자스민 혁명은 방송되지 않았지만 페이스북에 올려지고 트윗되었다는 사실은 향후 미디어간 관계의 변화, 정치과정에서 SNS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트위터는 물론 각 나라마다 독자적인 SNS가 개발돼 서비스 중이다. 국내 페이스북 사용자는 535만 명, 트위터는 544만 명, 미투데이는 808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출처=네이버 블로그>

유명인·기업 소통 도구로 적극 활용

그럼 국내 SNS 이용자는 얼마나 될까?

국내 대표적인 SNS의?사용자수는 싸이월드 2700만명(2012년 1월), 페이스북 535만명(2011년 12월), 트위터 544만명(2011년 12월), 미투데이 808만명(2012년 1월), 요즘 300만명(2012년 1월)으로 나타났다.

SNS의 영향력이 증대됨에 따라 유명 연예인 정치인을 비롯해 많은 기업, 정부 기관이 국민과의 소통 도구로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철균 전 대통령실 뉴미디어 비서관은 트위터로 정부 정책에 대해 일반 국민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트위터리안으로 알려졌다. 영화배우 박중훈은 소탈한 일상 이야기로 20만명의 팔로워를 두고 있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이마트 피자 논쟁 등 트위터를 활발하게 운영하며 솔직한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와 서울대 조국 교수는 책 ‘진보집권플랜’ 발간 후 독자들과 트위터 상에서 직접 대화하고 오프라인 만남으로 이어지며 지속적인 책 홍보를 펼치기도 했다.?

정부 부처 장차관급 인사 65명 중 43명(66.2%)이 SNS를 사용하고 있으며(2011년 7월 기준), 국무총리실 등 모든 정부 부처가 트위터, 페이스북 등 1개 이상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운영해 국민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지선 미디어유 대표는 “소셜 미디어는 새로운 방식의 소통 도구이기 때문에 이에 걸맞은 톤앤매너를 유지하고 공식성을 띄더라도 항상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정부기관이나 기업에서 SNS로 소통시 “소셜 미디어는 늘 변화하는 생물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전담팀을 갖춰야한다”고 조언했다.

연예인 이효리 씨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트위터를 통해 투표를 독려하는 트윗.<출처=네이버 블로그>

정부·기업 가이드라인 만들어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는 SNS가?여러 가지 사회적 논란을 불러오면서 가이드라인 제정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공직자 SNS를 사용할 때 지켜야 할 원칙과 요령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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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라인의 주요 골자는?‘공직자의 SNS 사용 원칙’과 ‘공적·사적·기관별 사용에 따른 세부 지침’ 등으로, 국민의 소리를 듣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대국민 직접 소통 창구’ 활용,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활용을 위한 공직자 노하우 개발, 공직자로서 국가 기밀 및 개인정보 누설 방지 등이 포함돼 있다.

호주, 뉴질랜드, 영국, 미국 등 해외에서도 공직자 SNS 사용 매뉴얼을 만들어 지키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연방 CIO협의회, 국방부, OMB, 메사추세츠 주정부 등에서 세부적인 지침서를 만들어 SNS 활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인텔, IBM, KT 등 기업에서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직원들이 SNS를 사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인텔의 가이드라인에는 ‘내부 사항에 대해 언급할 경우 먼저 허가를 받고 게시해야 한다’, ‘자신의 직무와 관련된 내용만 게재해야 한다’는 등의 SNS 지침 요령 등이 나와 있다.

경희대 노동일 교수는 “미국의 경우 정부기관은 물론이고 학교 수영클럽도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 그 중에 수영 코치는 학생 부모와 SNS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이 있었다”며 “가이드라인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좀 더 효율적으로, 오해없이 소통이 이뤄지도록 하는 신호체계”라고 말했다.

김남주 기자 david9303@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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