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대통령 “경찰도 낀 마약조직 뿌리 뽑겠다”···’콩나물시루’ 필리핀 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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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마닐라/문종구 <필리핀 바로알기> <더미1> 저자] 1일 대부분의 한국신문에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후 마약사범 단속으로 교도소가 넘쳐난다”는 기사와 함께 ‘콩나물시루같은 교도소’ 사진이 게재됐다. 맞다. 필리핀의 마약문제는 외국인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필리핀 마약 복용자는 1972년 약 2만명에서 2004년 670만명, 그리고 2012년엔 800만명을 넘어섰다. 15세 이상 필리핀 남녀 100명 중 12명 정도가 마약 복용자라는 얘기다.

두테르테가 당선되기 전까지만 해도 마약은 아주 저렴한 200페소(약 5000원)짜리에서 10만원이 넘는 비싼 것까지 다양하게 거리나 술집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공부하러 온 한국학생들이 호기심에 이끌려 마약에 손대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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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필자 회사에서 숙식을 같이하며 일하던 직원 중 1명이 어느 날 아침 보이지 않아 확인해 보니 새벽에 지역경찰에 연행돼 갔다. 그동안 마약을 복용해 왔다는 것이다.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우리 회사에 일한 후 한달 가량 지났을 때부터(연행되기 약 3개월 전) 마약을 시작했다. 그동안 필자에게 보고하지 못한 이유는 마약을 팔았던 사람이 새벽에 연행하러 왔던 그 경찰이어서 보복이 두려웠다는 것이다. 경찰은 연행해 가면서 “중독상태가 심해졌으니 재활원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다른 필리핀 직원이 내게 말해줬다.

그 직원은 연행 당시 몸이 야위어가고 식사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도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다. 마약에 의존했던 것이다. 경찰서에 직원을 보내어 연행된 직원의 소재를 파악해 보았으나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경찰이 평소 마약 복용자에게 돈을 받고 묵인해주니 당연한 일이었다.

필리핀의 마약유통에는 경찰이 연루돼 있는 게 흔했다. 고위직을 포함한 경찰들이 다수 마약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였다는 보도도 드물지 않게 발견됐다. 그들이 지금 두테르테 취임 이후 철퇴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곳 필리핀 국민들은 두테르테의 마약사범 소탕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국민지지율 90%는 그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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