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이아빠의 일본 엔타메] ‘ZARD’ 사카이 이즈미의 모든 것 ①

[아시아엔=박호경 기자] 1990년대 J-POP은 크게 세가지의 특징이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첫째로 X-Japan을 시작으로 루나시(LUNA SEA), 라르크 앙 씨엘(L’Arc-en-Ciel), 글레이(GRAY) 등 비주얼 남성 록밴드가 강세였지요. 이들은 화려한 분장과 의상, 독특한 무대 매너를 선보이며 당시 정체되었던 일본 문화에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비주얼록은 주류 장르로 성장하게 됩니다.

두번째로는 대형 여성 솔로 가수의 등장입니다. 자드(ZARD), 아무로 나미에(安室奈美?), 하마사키 아유미(浜崎あゆみ), 우타다 히카루(宇多田ヒカル), 시이나 링고(椎名林檎) 등 개성 넘치는 여성 솔로 가수가 속속 등장했고 이들은 2000년대까지 J-POP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활약했지요.

마지막으론 프로듀서가 J-POP의 중심이었다는 점입니다. 당시 J-POP에서 생소한 유로 테크노를 처음 도입하고 아무로 나미에를 스타덤으로 올려 놓은 고무로 테츠야(小室哲哉)는 본인이 직접 글로브(Globe)라는 혼성그룹을 결성해 큰 영향력을 과시했지요. 마이 리틀 러버(My little lover)의 전 멤버인 코바야시 타케시(小林武史) 또한 미스터 칠드런(Mr.Children)을 성공시키며 J-POP의 구심점 역할을 했습니다. 아울러 프롤로그에서 언급한 빙계열 아티스트의 수장 나가토 다이코(長?大幸)도 빼놓을 수 없네요.

1990년 카마치 사치코(蒲池幸子)라는 본명으로 모델 생활을 하고 있던 사카이 이즈미는 B’z라는 록밴드를 키워낸 유명 프로듀서이자 ‘Being’ 음반제작사 대표였던 나가토 다이코에게 발탁돼 ZARD를 결성하게 됩니다.

다음해인 1991년 첫번째 싱글앨범 ‘Good-bye My Loneliness’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ZARD는 오리콘 데일리 차트 9위에 올라서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같은해 2장의 정규앨범과 3장의 싱글앨범을 발매하며 데뷔와 동시에 왕성한 음악 활동을 보였지요.

정규앨범 3집 ‘HOLD ME’가 5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두각을 보인 ZARD는 1993년 최고의 한해를 보내게 됩니다. 6번째 싱글 ‘負けないで'(마케나이데·지지말아요)가 160만장이 팔리며 그 해 오리콘 연간차트 6위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정규앨범 4집 ‘?れる想い'(유레루오모이·흔들리는 마음)가 194만장이란 빅히트를 치면서 오리콘 연간차트 1위를 달성하게 되지요.

1990년대 여성 솔로가수로 정규앨범 오리콘 연간차트 1위를 한 기록은 마츠토야 유미(松任谷由?·1990~91년), ZARD(1993년), 우타다 히카루(1999년) 이 세 명 밖에 없었습니다. 2000년대로 넘어와도 쿠라키 마이(倉木麻衣·2000년), 우타다 히카루(2001, 2002, 2004년) 만이 달성했기에 대단한 기록인거죠.

이 당시 WANDS, DREAMS COME TRUE, B’z, 氷室京介(히무로 쿄스케) 등 쟁쟁한 가수들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선 ZARD는 명실상부 일본의 대표 여성 솔로 가수로 이름을 남깁니다. 같은해 TV아사히 ‘뮤직스테이션’에 출연한 사카이 이즈미는 이 프로그램을 마지막으로 TV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결국 1993년 방송 출연이 그녀의 마지막 TV무대가 된 셈이지요.

ZARD를 정상으로 올려놓은 곡인 ‘負けないで'(마케나이데.지지말아요)는 1997년 고등학교 교과서에 처음 실렸으며 그녀의 사후인 2014년 전국 400 여개의 고등학교에서 사용되는 영어 교과서 ‘MY WAY English Communication II’에 ‘An Encouraging Song’라는 타이틀로 영문화 되기까지 합니다.

그녀의 대표곡이자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負けないで’는 현재까지도 일본 국민들에 용기를 주는 응원가로 남아 있습니다.(계속)

위 영상은 작년 9월 일본 대표 음악 프로그램인 TV아사히 ‘뮤직스테이션’이 30주년을 기념, ZARD가 1993년 뮤직스테이션에 출연해 ‘負けないで’를 부른 영상을 HD로 리마스터링해 방영한 영상입니다.

 기자, hoo9513@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