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불청객 호흡부전③] 예방·치료법 없어 사망률 40% 달해

[아시아엔 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은 내과 및 외과질환 등에 의해 폐포-모세혈관 장벽(alveola-capillary barrier)의 투과성이 증가되어 단백질이 풍부한 삼투액(?透液)이 폐포 안으로 빠져나와, 정상적으로는 폐포 내에 존재하는 가스가 물로 가득하게 되어 발생한다. 폐포 상피세포와 모세혈관 내피세포로 구성되어 있는 폐포-모세혈관장벽은 폐포 내의 가스와 혈액 내의 가스 사이에 교환이 이루어지고, 혈액 내의 성분이 폐포로 빠져 나가는 것을 차단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은 급성기, 증식기, 섬유화기 등으로 분류된다. 급성기에는 염증반응이 주된 변화이며, 증식기에는 폐포상피세포의 증식이 일어나는 시기이다. 섬유화기(纖維化期)는 폐포의 섬유화가 발생하는 최종단계이며, 기계호흡으로도 폐포에서 가스교환이 잘 안되는 시기이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은 60가지 이상의 원인이 알려져 있을 정도로 다양한 원인에 의한 증후군이다. 원인 질환을 크게 폐에 직접 손상을 가져오는 질환과 전신작용으로 폐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나눌 수 있다. 임상적으로 흔히 관찰되는 원인은 패혈증(敗血症), 폐의 감염(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균), 외상(外傷)성 쇼크에 따른 대량 수혈, 위(胃) 내용물의 흡인 등이며, 그 중에서도 패혈증이 가장 흔한 원인질환이며, 발생 위험율이 약 40%에 이른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의 증상은 기저질환, 폐의 손상 정도, 동반된 장기들의 기능부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시간경과에 따른 특징적인 경과를 보이며, 대개 72시간 정도 지나면 환자의 약 85%는 임상적으로 명백한 증상을 호소한다. 환자는 호흡곤란, 흉부 불쾌감, 기침 등을 호소하며 불안하고 초조해 한다. 진찰소견 상 빠른 호흡 및 빠른 맥박수가 관찰되며, 수포음이 들린다. 폐혈증의 경우, 저혈압과 고열이 흔히 동반된다.

동맥혈(動脈血) 가스분석 검사에서 질환 초기에는 이산화탄소분압의 감소와 더불어 산소분압의 감소가 있으며, 산소 투여로 좋은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질환이 점차 진행되면 심한 동맥혈 저산소혈증과 함께 산소 투여에도 개선되지 않는다. 점차 호흡곤란이 심해지고 빠른 호흡을 하게 되며, 신체 조직에 산소 공급이 불충분하여 푸르게 보이는 현상인 청색증(靑色症)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하게 되며, 인공호흡기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설정을 적절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단에 사용되는 검사방법에는 방사선 검사, 동맥혈 가스분석 검사, 기관지페포세척술 등이 있다. 동맥혈(動脈血) 가스분석 검사는 동맥혈내의 pH, 산소분압, 이산화탄소분압 등을 측정하는 검사로서 치료 및 경과 관찰에 필수적인 검사이다. 기관지폐포세척술(bronchoalveolar lavage)은 급성호흡곤란증후군 환자에서 주로 원인 병원균의 발견과 같은 진단도구로 사용되며, 경과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생화학적 지표나 세포 소견을 밝혀내기 위한 수단으로도 사용된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의 효과적인 예방법은 아직 없으며, 치료는 원인 질환의 치료, 심폐기능 유지를 위한 보조적인 치료, 폐손상에 대한 특이적 치료 등으로 대별할 수 있다. 치료 목표는 △기저질환 치료 △적절한 가스교환 유지 △기계호흡관련 폐손상의 예방 △병원내 감염의 예방 △과도한 혈액내 볼륨의 최소화 △적절한 영양 공급 △색전증(塞栓症), 스트레스성 위염 등 중환자실 합병증 예방 등이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이 진행되어 환자의 자발호흡으로 적절한 가스교환이 유지되지 못하면 인공호흡기를 이용한 기계 환기를 적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기관 내 삽관을 한 후에 인공호흡기를 연결한다. ‘기계 환기’란 인공호흡기에서 높은 압력으로 강제적으로 페포로 공기를 불어 넣어주는 방법이다. 기계 환기가 급성 폐손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사람이 한번 숨을 들이쉴 때 폐로 들어가는 공기의 양인 일회호흡량은 평상시 정상인은 체중 1kg 당 6-7ml이다. 미국 국립보건원이 급성호흡곤란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큰 일회호흡량(12ml/체중 1kg)과 작은 일회호흡량(6ml/체중 1kg)으로 기계환기를 받은 환자들을 비교한 결과 일회호흡량을 작게 적용한 환자들에서 사망률이 22% 감소하였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은 집중치료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사망률(40% 정도)을 감소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은 없다. 사망의 대부분은 유발요인 발생 후 첫 2주 내에 발생하며, 처음 3일간은 원인 질환의 악화에 의한 사망이 대부분이다. 그 후에는 패혈증이 사망의 주된 원인이며, 질환의 후기에는 여러 장기의 기능 부전이 사망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