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여사, 이제야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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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편집국]?미얀마 총선에서 야당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뒀다. 1962년 군사쿠데타 이후 53년 만에 민간정부로의 정권교체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코리아글로브’ 김석규 상임이사가 아웅산 수치 여사의 측근으로 한국땅에서 고국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과 인권운동을 펼쳐오다 지난 7월7일 숨진 내툰나잉씨의 49재(10월22일) 사진과 “그대여. 이제야 첫발을 내딛었소”(내툰나잉 49재를 돌아보며)란 제목의 글을 <아시아엔>에 보내왔다.

그대여. 이제야 첫발을 내딛었소

가슴 졸이며 기다렸습니다.

멀리는 네윈의 쿠데타부터 반세기도 더,

가까이는 8.8의 핏자욱에서 4반세기도 더,

참으로 견디기 힘든 기다림이었습니다.

네툰나잉 그대여.

마침내 이겼습니다.

보랏빛 손가락의 물결에

절로 어깨춤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아웅산 수치 여사 말씀처럼

아직 축하하기는 이릅니다.

진 이들을 자극해서도 아니 됩니다.

군부가 1990년처럼

선거무효라며 헌정을 멈추진 않겠지만

헌법도 그대로 군부의 것이고

권력도 그대로 군부의 것입니다.

이겼지만 군부의 도움 없이

의회권력은 아무 것도 못합니다.

이겼지만 군부의 설득 없이

아웅산 수치 대통령은 꿈일 뿐입니다.

이제 민주화의 문턱을 밟았습니다.

선거에 이기고도 다시 똑같은 선거를

치를 때까지 스무다섯 해를 기다렸습니다.

다시 피 흘리지 않는 명예혁명은

미얀마의 보랏빛 자유민주주의는

오랜 땀방울로 영근 열매가 될 것입니다.

그대가 가신 7.7일을 맞아

10월22일 49재를 올렸습니다.

갈 곳이 마땅찮아 코리아글로브에서

그대가 좋아하던 미얀마의 바다를 담아

조촐하게 젯상을 차렸습니다.

그대를 기리던 조영래 선생께서

몸소 장을 보시고 상을 차리셨으며,

그대를 아끼던 김영길 아웅산포럼 대표께서

차마 그대를 보내지 못하고 머뭇거리셨습니다.

그대가 그리 아끼던 조샤린 선생께서

그대의 몫과 그대의 꿈까지 이루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하였습니다.

그대를 잊지 않겠습니다.

미얀마의 자유민주주의가

보랏빛 꽃으로 활짝 필 때까지

그대의 몫과 그대의 꿈까지

오롯이 지키고 이루겠습니다.

통일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 미얀마가

함께 서는 그날

그대의 사진을 들고

자유로운 아시아를 펼치겠습니다.

이제 느긋하게 지켜보소서.

더는 애쓰지 말고 고이 쉬소서.

내툰나잉 그대를

차마 떠나보냅니다.

2015년 11월11일 김석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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