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제2롯데월드와 ‘마천루의 저주’

<사진=뉴시스>

[아시아엔=김영수 국제금융학자] ‘마천루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어느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짓겠다며 첫 삽을 뜨면 최대한 빨리 그 나라 주식시장에서 빠져 나와라” 이런 이야기인데, 원래 독일의 투자전문가의 지혜라고 한다.

위키피디아에 찾아보니 아래와 같이 나와 있다.

“미국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완공된 1931년은 세계 대공황중이었다.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각 415, 417m)와 시카고 시어스타워(442m)가 세계 최고 빌딩으로 올라선 이후(1970년대) 오일쇼크 발생으로 세계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 발발.

평양직할시 류경호텔-> 고난의 행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페트로나스 트윈타워(451.9m)가 1997년 시어스타워의 기록을 경신하자, 그해 말 아시아에 IMF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중화민국에 2004년 타이베이101가 506m로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우자마자 대만 기간산업인 반도체산업이 삼성그룹의 공세에 무너지고 말았다.

2010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세계 최고 828m 부르즈 할리파가 완공되기 직전에 두바이 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는 사태가 터졌다.”

요사히 가만히 보건대 ‘마천루의 저주’라는 것이 국가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개개 회사의 차원에서 그리고, 개인적 차원에서도 상당히 유효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는 친구들 가운데, 높은 건물 짓고 망한 친구들이 많다. 요즘도 롯데그룹이 아주 높은 짓는다고 말도 많더니 위기를 맞고 있다.

왜 그럴까? 풍수가 안 좋은데 지어서? 그런 건 아닐 거다. 풍수도 자세히 보고 짓는다. 첫째, 높은 건물을 짓는다는 것은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봐야하는데, ‘결과적으로’ 지나친 자신감이 되어버린 것이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 좋은 시절이 계속 될 것이다. 아니 계속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결과적으로 빗나간 거다.

바벨탑이야기가 성경의 창세기에 나온다. “언제나 잘못 될 수도 있어”라는 겸손한 마음이 사람에게 없어지면 위험하게 된다. 큰 건물 시공하는 분들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왕왕 있다.

둘째, 이 사람들이 공사를 결정하고 시작할 즈음에는 사실 부동산사이클이 하강국면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경기가 좋아서 공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실행에 옮기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막상 완성되어서 세입자가 들어와야 할 시점에 부동산 불황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할 확률이 높다. 물론 반대로 부동산 불황기에 역발상을 하여서 건물을 짓기 시작하면 좋다. 그런데 말이 쉽지 실제로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다들 부동산에 물렸다고 곡소리가 천지를 진동하는데 나홀로 높은 건물을 짓기 시작한다?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럴 적에는 그렇게 큰 프로젝트를 위한 금융도 동원되질 않는다. 그렇게 역발상을 잘한다는 분들도 결국 망하는 걸 많이 목격했다.

셋째, 예외없이 필요보다는 더 크게 짓는다. 최대규모로 당연히 필요보다 더 크게 짓는다. 나중에 높은 방세를 낼 세입자가 많이 모여야 하고 그게 모이질 않으면 건물주가 어려워지는 거다.

넷째, 높은 건물에 관한 인허가 등이 보통 정치적인 뒷거래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다음 정권이 들어오면, 특히 반대파라도 들어오면 일단 제일 먼저 들여다기 마련이다. 누가 얼마를 뇌물로 받고 인허가 해줬다는 얘기가 떠돈다. 대부분 공공연한 비밀이다.

다섯째, 원래 건물을 지으면 부스러기 돈, 비자금, 여유돈, 리베이트 등이 많이 발생한다. 그것의 분배를 둘러싸고 잡음이 생긴다. 그것도 아주 크게 말이다. 그런 것 전혀 없이 깨끗하게 했다면 야박하다고 해서 또 문제가 생긴다.

여섯째, 한국은 상업용 건물의 경우, 서울은 거의 균형 상태에 가깝다고 들었다. 그런데 큰 새 건물이 들어온다? 그러면 서울 전체로 보면 공실율이 크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 부동산 불황도 불황이려니와 불황이 아니더라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방세를 싸게 해줘야 세입자가 겨우 동원되는 사태가 된다.

일곱째, 짝수번째 오너가 되면 피해를 최대한 막을 수 있다.?첫번째 주인이 리스크를 다 지고, 수업료 다 내고 망하면 그것을 싸게 사서, 영업을 호전시켜서 비싸게 3번째 주인에게 팔고…이런 메카니즘 때문에, 비즈니스고 부동산이고 짝수번째 오우너가 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런데 큰 건물을 자기가 짓는다는 것은 이같은 요령과 정반대로 나가기 십상이다.

다른 재벌들이 사옥을 팔고, 원래 자기들 사옥에 세들어 가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새 건물을 짓는다는 것, 조심해야 할 일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건물이란 것이 지어보면 재미난다. 막 올라가는 것을 보면 성취감 만점이다. 거기다 계열사로 건설사라도 하나 있으면, 그걸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도 큰 건물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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