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베트남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경협·국방 두마리 토끼 잡는다

베트남 “공산당 개혁파 지지 이끌어 국내정치 안정화 · 미국과 경협 확대”

미국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하는 중국 견제”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40년 전 ‘적대국’이었던 미국과 베트남이 가까워지고 있다.

베트남의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이 베트남 종전 40주년 및 베트남-미국 수교 20주년을 맞아 6일(현지시간)부터 5일간 미국을 방문한다. 쫑 서기장은 7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미국과 베트남의 만남을 두고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고 풀이한다.

유력외교전문지 <더디플로마트>(The Diplomat)는 “미국은 공산당 정권인 베트남과 관계를 개선시켜 중국을 자극시키고자 한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은 남중국해 부근에 인공섬을 건설하는 등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쫑 서기장과 남중국해 관련 안보협력 강화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백악관 측은 “오바마 대통령이 쫑 서기장과 양자 국방협력을 포함한 다양한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의 경우, 대미관계를 개선시켜 국내정치를 안정화 시키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더디플로마트>는 “베트남 공산당은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시켜 국내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며 “특히 공산당 개혁파들의 지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 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논의하며 경제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 15년간 미국은 베트남의 주요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영국 유력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베트남은 미국과의 교역으로 흑자를 보고 있다. 반면 중국과의 무역에선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물품이 2000년 이후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국-베트남?교역 규모도 2004년 62억달러(약 6조8000억원)에서 2014년 377억달러(약 42조원)로 10년 만에 5배 이상 껑충 뛰었다.

양국은 경제를 넘어서 국방협력도 강화해 왔다. 2011년 ‘미국·베트남 방위협력 강화 양해 각서’를 교환했고, 2012년에는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이 베트남을 방문해 양국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지난달엔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베트남을 방문해 방위협력에 관한 ‘공동비전 성명’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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