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타타르스탄 ‘국민기자’ “사진은 내 인생···고국과 인류 함께 생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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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은 작년 3월 쿠웨이트 정부 주최의 ‘2014 알 아라비포럼’에 참석한 리프카트 구스마노비치 야쿠포프(Rifkhat Gusmanovich Yakupov) 타타르스탄 사진기자를?만났다. 당시 그는 “사진은 거짓말을 못한다. 렌즈가 들이대는 대로 진실을 보여주는 게 매력 그 자체”라고 했다. 아시아엔은 최근 이메일을 통해 그를 다시 인터뷰했다.-편집자

[아시아엔=아시라프 달리 ‘알 아라비 매거진’ 편집장, 이상기 기자] 리프카트 구스마노비치 야쿠포프는 중앙아시아는 물론 중동국가와 유럽에서도 널리 알려진 타타르스탄 사진기자다.

1944년 7월29일 러시아 이슈 강 유역의 철제품과 병기 제조 중심지인 이제프스크(Izhevsk)에서 출생한 그는 “내 인생은 소년시절부터 사진으로 시작해 사진으로 매듭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엔>은 작년 3월 쿠웨이트 정부 주최의 ‘2014 알 아라비포럼’에 참석한 야쿠포프를 만났다. 당시 그는 “사진은 거짓말을 못한다. 렌즈가 들이대는 대로 진실을 보여주는 게 매력 그 자체”라고 했다. 아시아엔은 최근 이메일을 통해 그를 다시 인터뷰했다.

-당신은 1967년 카잔대학교에서 저널리즘 전공으로 학사학위를 받은 걸로 알고 있다. 당시 상황은 어땠으며 저널리즘을 전공한 이유는 무엇인가?

“당시 타타르스탄은 소련 연방에 속해 있는 조그만 나라였다. 볼가강과 카마강이 합류하는 볼가강 중간쯤에 위치한다. 수도는 카잔인데, 1992년 3월 신연방조약에 따라 자치공화국에서 공화국으로 승격했다.”

-한국에서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자주 불렀던 노래 가운데 ‘스텐카 라친’에 “볼가강이 흐르고”라는 대목이 나온다. 스텐카 라친(Stenka Razin)은 “넘쳐 넘쳐 흘러가는 볼가강물 위에/ 스텐카라친 배 위에서 노랫소리 들린다/ 페르샤의 영화의 꿈 다시 찾은 공주의/ 웃음 띄운 그 입술의 노랫소리 드높다…” 이런 곡인데, 당신 나라가 그곳이라니 감회가 새롭다.

“아니 한국에서도 이 노래를 불렀다니 신기하다. 우리 타타르스탄이나 러시아에선 무척 자주 불리는 노래다. 언젠가 한국에 가게 되면 한국친구들과 이 노래를 부르고 싶다.”

-당신은 그동안 수많은 사진을 찍었을 것 같다.(이때 동행한 부인 엘비라가 “이 사람은 사진밖에 모른다. 나보다 사진을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주로 어떤 사진을 촬영했나?

“카잔대학 졸업 후 시베리아, 크림반도, 아스트라간, 볼가강, 폴란드 등 오지를 숱하게 탐험했다. 그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타타르족’의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삶에 지친 노인의 모습과 천진난만한 순박한 어린이들이 내 앵글에 많이 잡혔다. 내 뿌리는 타타르족이고, 나는 그걸 찾아 청장년 시기를 다 보냈다. 후회는 전혀 없다.”

-당신은 신문과 잡지사에서도 일했다고 들었다.

“대학 졸업 이듬해인 1968년 <Azat Hatyn>이란 잡지에 들어가 사진기자로 일했다. 물불 안 가리고 뛰었다. 그후 청소년신문사로 옮겨 1986년까지 사진기자를 했다. 1986년 이후엔 카말국립극장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했다.”

그는 타타르스탄은 물론 해외사진전시회에 참여하며 여러 차례 수상했다. 야쿠포프 기자는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1989~1990년 스톡홀롬, 예테보리, 템페레, 라티 등 스웨덴과 핀란드 소재 대학에서 사진예술을 강의했다. 1990년엔 핀란드 템페레의 현대예술박물관에서 ‘미국과 소련이 만나다’라는 주제로 미국 사진작가 대니 라이언과 합동전시회를 열었다.

-당신은 1996년엔 UN의 요청으로 크림반도의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찍어 보도해 많은 주목을 끌었다.

“벌써 20년 전 이야기다. 하지만 당시나 지금이나 크림반도 사람들의 삶은 여전히 고달프다. 이 지역은 1954년 러시아 소비에트연방사회주의 공화국에서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공화국으로 이양된 후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 영토로 남아 있었다. 그때 유엔의 후원으로 촬영을 하게 된 것이다. (크림반도는 작년 2014년 3월 크림지방정부가 크림공화국으로 독립을 결의하고 2014년 3월 16일 크림공화국 내에서 크림반도의 러시아 귀속을 위한 주민투표가 실시돼 압도적인 비율로 러시아 합병에 찬성하였다. 현재까지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국제사회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늘 불안한 상태에 있다-편집자)

그는 비교적 상복도 많은 편이라고 했다. “2002년 타타르스탄기자협회가 주는 최고기자상 ‘크리스탈펜’(Crystal Pen)상과 2003년엔 D.Siraziev 극장상을 수상했다. 물론 상을 받기 위해 작품은 찍은 적은 단 한번도 없지만.”

그는 현재 타타르스탄기자협회와 러시아사진기자협회 두 군데에 적을 두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사진기자가 한국기자협회와 일본사진기자협회 두 곳의 회원으로 동시에 활동하는 게 가능할까 잠시 생각해 봤다.

리프카트 구스마노비치 야쿠포프 기자는 “내 나이 70이 넘었다. 늙어가면서 고향이나 모국을 생각하는 건 인간의 본성이지만, 기자로서는 보다 넓은 차원의 세계를 지향해야 하는 직업적 책무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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