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의 웰빙 100세] 세계 물포럼을 통해 알게 된 사실들

 

[아시아엔=박명윤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물’의 올림픽인 제7차 세계물포럼(7th World Water Forum 2015)이 대구 EXCO와 경주 HICO에서 4월12일 개막해 17일까지 6일간 열린다.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물 엑스포’에는 39개국 294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한다. 17개 국가관을 중심으로 각국의 물 관련 정책, 산업 역량 등을 홍보하고 전시하는 ‘물 전시 올림픽’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우리나라는 국토부, 환경부, 농식품부, 해수부, 국민안전처, 기상청 등이 합동으로 ‘한국관’을 조성해 운영한다.

세계물포럼은 세계물위원회(World Water Council)가 3년마다 ‘세계 물의 날’인 3월 22일을 전후해 여는 물 관련 최대 국제 행사다. 금년 행사는 총 170여 개국에서 실행을 핵심 가치로 미래를 위한 물(Water for Our Future)이라는 주제로 ‘물의 올림픽’답게 국가정상급 포함 각국 정부, 국제기구, 기업, 시민단체, 학계 등에서 연인원 3만5천여명이 참석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개최되는 세계 물 포럼을 통해 물과 관련된 국제분쟁의 해결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평화로운 세상을 앞당겨 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남북을 관통하는 하천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일부터 시작해 남북이 서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의식주(衣食住)보다 더 중요한 필수 요소는 빛, 공기, 물이며 이것들이 없으면 생명체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 지구의 물 부존량은 총 13억8600만㎦이지만 97.5%는 염수(salt water)이며, 담수(freshwater) 중 빙하ㆍ만년설 등이 2400만㎦이다. 이에 지구 물 부존량 중 인류가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수자원 비율은 0.77%(지하수 1100만㎦, 호수ㆍ하천 10만㎦)에 불과하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부산 기장군 ‘해수(海水) 수돗물’이 미국 국제위생재단(NSF)의 수질검사에서도 ‘안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국내 최대의 기장군 기장읍 해수 담수화 시설에서 생산한 수돗물 수질검사를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NSF에 의뢰한 결과 247가지(방사선 물질 관련 58종 포함) 항목 모두에서 NSF 수질 기준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기장군 해수 담수화 시설은 수질이 나쁜 낙동강 물을 대체할 원수 확보 차원에서 1945억원을 들여 지은 시설로 하루 4만5000t의 수돗물을 생산하여 기장군과 해운대구 송정동 지역에 공급할 예정이다.

기후 변화로 인하여 세계 곳곳에 가뭄과 물부족 사태가 속출하여 ‘물 국제 분쟁’도 점점 격화되고 있다.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최대 난제인 ‘물 문제’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혁신을 통해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제안한 물 분야 혁신은 물 재이용, 신기술 개발, 물 전략 교육 등이다.

싱가포르는 하수ㆍ폐수 등 더러운 물을 정화해 식수로 재이용하여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산업발전과 고령화 등으로 세계 각국 하천에는 항생제를 비롯한 각종 의약 물질과 신종 화학 물질이 넘쳐나고 있으므로 이러한 미량 유해물질을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신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물은 더 이상 펑펑 쓸 수 있는 자원이 아니므로 물을 아낄 수 있도록 다양한 물 교육을 실시해 국민들의 생활습관을 바꿀 필요가 있다.

샌드러 포스텔 세계물정책연구소장은 1995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국제 물 심포지엄’에서 “앞으로 수자원을 둘러싼 국제적 갈등이 군사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 20세기 국제분쟁의 원인은 석유였지만, 21세기는 ‘물의 시대’가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의 예언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국가별 1인 1일 물 사용량은 미국 455ℓ, 노르웨이 397ℓ, 한국 335ℓ, 이탈리아 322ℓ, 일본 320ℓ, 스위스 288ℓ, 스페인 176ℓ 등의 순이다. 한편 아프리카 국가들은 소말리아 8.9ℓ, 말리 8ℓ, 잠비아 4.5ℓ 등이다. 이에 우리나라 국민의 물 사용량은 일본인에 비해 매일 15ℓ씩 더 사용하고 있으며, 잠비아와 비교하면 물 사용량이 75배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블루 골드(Blue Gold)’로 불리는 세계 물산업 시장 규모를 564조원(2013년 기준)으로 추정한다. 세계 물산업은 상수도 분야가 277조원(49.1%), 하수도 분야가 220조원(39.1%)으로 전체 시장의 88%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산업용수 60조원, 해수담수화 6조원이다. 영국의 물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물정보원(Global Water Intelligence)은 물산업 시장은 앞으로 연평균 4%의 성장률을 기록하여 2025년에는 10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물산업 관련 시장은 더 다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선진국에서는 노후화된 상ㆍ하수도관을 교체하는 사업, 개발도상국에서는 물 공급을 위한 상ㆍ하수도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 물산업의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이다. 또한 하수나 폐수로 버려지는 물을 정화해 생활ㆍ공업용수로 다시 사용하는 물 재이용, 먹는 샘물 시장 등도 주요 분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내 물산업 시장 규모는 약 12조원으로 세계 물산업 시장 564조원에서 점유율은 2.1%에 불과하다. 정부는 지난 2006년에 2010년까지 물산업을 20조원 규모로 육성하고 세계 10위권 내 국내 물기업을 2개 이상 육성한다 등을 목표로 한 ‘물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상수도 민영화 논란 등에 부딪혀 한때 주친동력을 상실했다.

그 후 정부는 2010년 ‘2020년까지 물시장을 주도하는 세계적인 물기업 8개 육성’ 등을 골자로 한 새로운 물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하였다. 대구시 달성군 일대에 2017년까지 조성될 예정인 ‘물산업 클러스터’는 대표적인 물산업 육성책 중 하나이다. 총 사업비 약 5400억원을 들여 정수 및 하수 처리 등 기술실험 공간을 조성해 관련 기업들이 신기술 개발 및 검증 등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제 우리 모두는 ‘물’을 ‘물 쓰듯’ 하던 옛날 버릇을 버리고, 물부족 사태에 대비하여 우리 생명을 지켜주는 귀한 ‘물’을 절약하여 사용하는 것을 생활화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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