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 ‘나들’의 음악이야기···”팬 사랑 오래오래 받고 싶죠?”

음악경력 25년 선배가 전하는 밴드 성공 ‘불변의 법칙’

[아시아엔=나들 골목콘서트 대표, 전 일기예보 멤버] 어느새 한류의 영향과 각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젊은이들이 음악으로 인생의 방향을 틀고 있다. 각 대학마다 실용음악 관련 학과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것을 보면 그 인기를 실감하고도 남는다. 지난해 동아대 실용음학과 전체 특강을 한 후 학과장과 식사하면서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가 내게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였다. 졸업생들 얼굴을 보면 걱정도 되고 미안해서 얼굴을 쳐다볼 수 없다는 것이다. 딱히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난 후 갈 길을 안내해 주지 못하니 지도교수로서 얼마나 괴로울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이런 현실에 상관없이 2013년도 실용음악과 수시모집결과 444대1이라는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보였다고 한다. 이 많은 전공생들이 길거리밴드, 클럽, 카페, 지역행사 등 소규모 공간에서 어렵게 활동을 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신묘막측한 이름의 인디밴드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는 흐름 속에서 과연 음악으로 승부해 남들처럼 일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음악경력 25년째로 요즘도 현역에서 노래하며 살아가는 음악인으로서 젊은 후배들에게 음악으로 먹고살기에 충분한 비법을 전수하고자 한다.

끝까지 버티는 자가 승자
첫째, 깨지지 않으면 마침내 성공한다. 하지만 깨지지 않고 끝까지 음악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문제다. 수많은 경쟁자들이 생겼다 사라지는 가운데 버티기만 하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 세상에 알려질 기회가 반드시 오게 마련이다. 생각해보라. 주위의 그 많은 밴드들이 계속해서 사라져갈 때 한결같이 활동하는 누군가가 여전히 있다면 결국 사람들은 그를 찾게 된다. 물론 새로운 팀들이 어느새 수없이 생겼겠지만 사람들 기억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팀은 그래도 조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는, 기억에 익숙한 팀이기 때문이다. 90년대 최고 인기를 누렸던 언더그라운드 그룹 ‘동물원’의 멤버요 리더인 유준열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끝까지 버티는 게 목표야. 그렇게 노래 잘하고 실력 좋던 애들 지금 다 어디가고 없잖아? 버티니까 계속 노래할 일 생기더라고.”

인복도 타고나야 성공한다
둘째, 사람을 잘 만나야 성공한다. 예전에 작편곡 화성학을 가르쳐 주시던 연석원 사부님 말씀이다. “밴드 하나 이끄는 게 일개 사단하나 이끄는 것보다 어려워.” 그만큼 음악인들이 특이하고 개성이 강해서 마음을 모아 하나 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나같이 부모 말 안 듣고 음악하겠다고 불순종했던 부류들 아닌가! 개성이 철철 넘치는 사람들이 함께 음악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기적을 일구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깨지지 않고 팀을 잘 이끌어 가는 게 제일 힘든 일이면서도 가장 중요하다.

실력 좋다고, 느낌 좋다고, 성격 통한다고 쉽게 팀을 만들게 아니라, 사람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실력보다 사람’이다. 언제나 문제와 갈등은 생기기 마련이다. 이를 잘 극복하려면 결국 인성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만약 당신이 어떤 팀의 일원이라면 리더를 존중하고 최대한 그에게 순종하라. 밴드의 리더는 정말 괴롭고 힘들다. 일반 사회조직의 리더와 다르다. 만약 당신이 밴드의 리더라면 당신은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정말 많은 부분을 양보하고 포기하며 멤버들을 위해 간도 쓸개도 내놓을 줄 알아야 한다. 한마디로 멤버의 성공을 위해 희생할 줄 알아야 한다.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즐거운 음악으로 긴 여정을 통해 마침내 사랑받는 팀이 되길 응원한다.

25년째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전 일기예보 멤버 나들(가운데)의 골목상권살리기 프로젝트 ‘골목콘서트’
25년째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전 일기예보 멤버 나들(가운데)의 골목상권살리기 프로젝트 ‘골목콘서트’ <사진=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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