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친중’에서 ‘친인도’ 선회?

정권교체로 시진핑 해양실크로드 ‘먹구름’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지난 9일 친중 노선을 걸었던 라자팍사 마힌다 전 스리랑카 대통령의 10년 통치가 막을 내리며, 스리랑카를 두고 중국과 인도 간 미묘한 기류변화가 일고 있다.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신임대통령이 취임하며 스리랑카의 친중외교가 방향을 선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스리랑카에 많은 관심을 보여 왔다. 인도양에 위치한 스리랑카는 중국 주요 대외정책 ‘21세기 해양실크로드’, 일명 ‘진주목걸이’ 전략의 거점지역이기 때문이다. 이 전략은 중국연안에서 남중국해, 인도양 연안국, 중동국가를 잇는 교역루트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9월 중국 주석으로서 28년 만에 스리랑카를 찾아, 인도양과 중동을 잇는 ‘거점항구’ 콜롬보항에 5억달러를 들여 인공섬을 건설해 수익의 3분의1을 중국에 환원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이밖에도 중국은 함바토타 항부터, 스리랑카 최초의 4차선 고속도로, 국립극장 건설에 대한 투자를 약속했다. 인도는 중국의 인도양 영향력이 커질 것을 우려해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친중행보를 견제해왔다.

하지만 이번 스리랑카 대선 결과로 중국과 인도의 입장이 바뀌었다. 인도 모디 대통령은 시리세나의 당선이 확정되자, 시리세나 신임 대통령을 인도에 초청했다. 시리세나 대통령도 첫 방문국으로 중국이 아닌 인도를 택하며 이에 화답했다. 인도 유력 일간지 <인디안익스프레스>는 “시리세나 후보의 당선으로 지난 몇년간 답보상태였던 인도-스리랑카 관계가 개선될 중요한 기회”며 “그동안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친중정책으로 인도양 주변에 중국 함선이 등장하는 등 인도 안보에 영향을 미쳐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여당 연합통일국민당(UNP)의 경제분야 담당 하르샤데 실바 대변인은 “새 정부는 중국을 우방으로 여긴다”면서도 “우리는 인도와 중국 사이에서 균형 잡힌 외교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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