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의 웰빙100세] 여름 이겨낼 한방약재는?

7월 마지막 날, 폭염이 절정을 이루어 경북 경산의 최고기온이 39.9도를 기록하였다. 사람의 체온 36.5도 보다 3.4도가 높은 무더운 날씨였다. 서울도 낮 최고기온이 34.4도까지 올라갔으며, 요즘 열대야로 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많다.

더운 여름철에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콜라, 사이다 등 청량음료를 찾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청량음료는 마시는 순간에는 시원한 느낌을 주지만 근본적인 갈증 해소에는 도움이 안 된다. 이에 청량음료 대신 우리 몸에 좋은 한방약차를 마시면 갈증 해소는 물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여름철에는 인체의 원기가 더위를 이기기 위하여 피부나 인체의 상부로 올라오기 때문에 속이 냉해서 뱃속이 허해지기 쉽다. 뱃속의 따뜻한 온기가 부족한 상황에서 찬 것을 많이 먹게 되면 구토, 복통, 설사 등이 잘 일어나고 심하면 열이 나고 오한(惡寒) 등이 나타난다. 이에 ‘이열치열’이란 말이 생겼다.

한방에는 ‘청서익기’(淸暑益氣)라 하여 여름을 잊게 하고 우리 몸의 기에 도움이 되는 약차(藥茶)들이 많다. 그 중에도 더위를 이기고 갈증 해소에 좋은 한방차로 단연 오미자차(五味子茶)가 꼽힌다. 감(甘), 산(酸), 고(苦), 신(辛), 함(鹹) 등 다섯 가지 맛을 고루 갖춘 오미자차는 특이한 방향(芳香)이 있다.

오미자는 5가지 맛(단맛, 신맛, 쓴맛, 매운맛, 짠맛) 중 신맛이 가장 강하다. 신맛은 수축작용으로 땀샘이 확장되는 것을 막아 땀을 조절하며 더위를 식혀 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오미자는 비타민이 풍부하며, 신경계에 활력을 줘 눈의 피로회복에도 효과적이다. 오미자차는 예부터 정력의 강장차로 전해오고 있다.

오미자차 하루 분량은 오미자 10~15g을 물 500cc에 넣고 뭉근한 불에 달여 하루에 2~3회 마시면 좋다. 오미자차는 기침에 좋은 차로 알려져 있으며, 목소리가 가라앉는데 마시면 효험이 있다. 한방에서 오미자는 거담(祛痰), 진해(鎭咳) 약제로 쓰인다.

오미자에 인삼과 맥문동을 1:1:2의 비율로 넣고 끓이면 생맥산차가 된다. 인삼은 인체의 원기를 북돋워 체력을 증강시키며, 맥문동은 몸속에 진액을 생기게 한다. 그리고 오미자는 기운을 안으로 수렴시켜 땀을 그치게 한다. 따라서 이 세가지 약제를 합해서 복용하면 여름 더위로 허해진 체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생맥산은 동의보감의 처방에도 나와 있다. 즉 여름철 더위와 갈증, 땀을 많이 흘리는 증상, 기침(해수) 등을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생맥산을 차로해서 마시면 입안이 깔깔해 입맛이 없고 과로로 피곤해 식욕이 유난히 떨어지거나 더위를 많이 타서 땀을 잘 흘리는 사람에게는 갈증까지 해소시켜 준다.

백합과 다년초인 둥굴레는 산과 들에서 자라며, 봄철에 어린잎은 식용으로, 땅 속 줄기와 뿌리는 식용 및 약용(자양강장제)으로 쓰인다. 둥굴레차는 예로부터 선인(仙人)과 승려들이 식사대용으로 했다고 하여 선인반(仙人飯)이라고 하였다. 둥굴레는 풍습을 제거하고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장기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안색이 좋아진다. 또한 정력증진과 보강에 효과가 있다.

둥굴레차는 여름철에 갈증을 해소시키고 더위를 먹지 않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둥굴레를 보리와 함께 끓이면 감칠맛과 구수한 맛이 배가 된다. 둥굴레는 더욱 맛을 내거나 어린이 허약체질을 위해서 먹일 때는 생강, 대추, 감초를 약간 넣어서 끓인다.

결명자(決明子) 차는 예부터 소화불량과 눈에 좋은 차로 유명하다. 결명자는 눈을 밝게 해주는 씨앗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몸에 나쁜 열이 있으면 눈이 나빠지는데 결명자는 이 나쁜 열을 내려준다. 장을 자극하여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변비에도 효과가 있다. 열이 많은 체질의 소유자에게 권하는 약재가 성질이 찬 결명자다. 결명자씨는 볶지 않으면 비린내가 나므로 알맞게 볶아야 차 맛이 좋다. 차 분량은 하루에 20~30g을 물 600cc에 넣고 뭉근한 불에 달여 수시로 마신다.

율무차는 먼저 율무를 약간 볶은 후 물 600cc에 10g 가량을 넣어 끓인다. 다른 차와는 달리 첫번 끓여 마시고, 다시 물을 부어 한번 더 끓여 마신다. 율무는 알맹이가 단단하여 다른 차와 달리 끓이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칡차는 설사를 낫게 하고 갈증을 완화시켜 준다. 중년 이후의 어깨 결림에도 효과가 있다. 칡차는 깨끗이 씻어 말린 칡뿌리를 결대로 찢어서 분쇄기로 간다. 뜨거운 물 1컵에 칡뿌리 가루 1큰술을 넣어 우려내 마신다.

차의 본고장인 중국 사람들은 여름철 더위를 이기는 데 특히 좋은 차로 녹차봉밀음(綠茶蜂蜜飮), 녹두산매차, 청화차 등을 꼽고 있다. 녹차봉밀음이란 녹차 1g에 벌꿀 25g을 섞어 뜨거운 물에 5분간 우려내어 매일 여러 차례 뜨거울 때 마신다. 여름철 갈증 해소와 더위로 나른해진 정신을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으며 기관지염, 저혈당증 등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녹두산매차(綠豆酸梅茶)는 녹두 100g, 산매 50g에 흑설탕 적당량을 넣고 끓인 뒤, 식혀서 마신다. 녹두탕과 산매차를 따로 마시기도 한다. 녹두탕은 녹두를 물에 넣고 껍질이 터져 속살이 퍼져 나올 때까지 끓인 뒤 먹는다. 더위를 가라앉히고 기분을 상쾌하게 하며, 체액 분비를 촉진하고 갈증을 멎게 한다. 오매(烏梅)라고도 하는 산매(酸梅)는 더위를 식히고 체액 분비를 촉진하는 기능이 있으며, 녹두는 더위를 쫓는 성질이 있다.

청화차(淸火茶)란 더위 먹는 증상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기능을 하는 차의 총칭으로 재료와 만드는 법이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은 금은화(金銀花), 익원산(益元散), 녹두껍질 각 9g, 박하 1g, 흑설탕 적당량을 한약재 담는 작은 면주머니에 넣어서 끓은 물 2000cc에 넣고 우려내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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