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일본여성, 4월총선 출마···외국출신 최초

경기 ‘평택甲’ 총선출마 선언 이연화씨 “아직도 위안부 사죄 안하는 일본이 부끄럽다”

4.11 총선에서 '평택 갑' 지역구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귀화일본여성 이연화씨. <사진=민경찬 기자>

한국인과 결혼해 귀화한 일본여성이 4.11 총선에 도전한다. 주인공은?2009년 한국인으로 귀화한 이연화(54)씨. 그는 총선 출마를 위해?지난달 27일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쳤다.?귀화민의?대한민국 국회의원 출마는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말 현재 한국에는 귀화한국인이 10만명을 넘어서고 있어, 이씨의 총선 출마는 향후?귀화한국인의 정치참여에도 상당한?영향을 줄 전망이다.

특히 이씨는?”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일왕이?사죄해야 한다”며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은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모순된 일”이라는 입장이어서 그의 출마가 향후 한일양국 관계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씨는 “올해는?1592년 일본이?조선을 침략한 해와 같은?임진년이다.?총선?출마를 통해 임진년 조선반도 침략과 일제에 의한 조선 국권침탈 등 일본에 의해 불의하게 자행된 과거사를 바로잡고 싶다”고 했다.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일본에 대한 뿌리깊은 감정의 골이 남아있는 한국인들에게 일본에서 태어난 이연화씨의 한국정치 도전이 성공할까?? 언뜻?무모한 일일 것도 같지만 한일관계를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미지의 기회일 수도 있지 않을까?

아시아엔(The AsiaN)이 이연화씨를 만나 출마 변을 들었다.

-어떻게 출마를 결심했나.
“한국에서 다문화 가족으로 살면서 한일관계와 다문화, 여성 문제 등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민간 차원에서 해결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시민단체 활동으로는 부족하는 걸 절실히 느꼈다.”

이씨는 교토에서 태어나 도쿄여자대학을 마치고 교토시청에 근무하던 중 지난 1988년 은행원인 한국인 이병성(54)씨와 결혼해 한국에 오게 됐다. 현재 평택다문화센터 센터장, 경기다문화사랑연합 사무부총장 겸 국가대표회장, 법무부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결혼이민자 네트워크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2010년 경기도의원 비례대표로 추천을 받아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서류 미비로 그만둔 적이 있다. 이번에는 스스로 나섰다.

-일본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20년 동안 진행돼 왔지만 일본은 사죄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가 아직 사죄하지 않았다는 것은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다. 일본의 수준을 스스로 그렇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일왕이 나서서 사과해야 한다.”

-일왕의 사과가 가능한가.
“지금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일본인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일왕과 정부를 움직이는 힘을 만들어 한국에 보상하고 사죄하도록 하고 싶다. 그런 특사역할을 하려는 것도?출마이유 중 하나다.”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일본의 주장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인가.
“일본 정부가 그런 주장을 끌고가는 면이 있다. 그 전에 일본인들은 독도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었는데 지금 일본인들은 독도가 일본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독도는 한국땅이다.”

이씨는 한일관계가 개선된다면 중국, 러시아, 미국 그리고 북한 등 한반도 주변국들의 관계도 정리될 수 있다고 보았다.

-한일관계가 쉽게 풀릴 문제는 아닐텐데.
“일본은 과거의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보상해야 하고, 한국은 언젠가 이를 용서해야 한다. 용서가 좀 더 쉬워질 수 있도록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 한일 양국이 숙명적인 관계가 있지만 용서하고 화해해야 평화가 온다”

23년간 한국에서 생활한 이씨는 한국어가 유창했다.?일본 말투가 남아 있긴 하지만 의사소통에 아무런 문제는 없어 보였다. 그는 “단일민족의 유구한 역사를 강조해 온 한국사회에서 다문화 가정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고 했다. 그는 다문화 정책도 개선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사회에서 다문화 가정으로 산다는 것은.
“사실 우리 세대는 다문화로 사는 게 쉽지 않았다. 초기에는 도와주는 사람들도 없었고 다들 색안경을 끼고 봤지만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이제는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2세에게 초점을 맞춰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함께’라는 인식이 필요하다.?이들에게 국가의 운명이 달려 있다.”

-다문화 정책은 어떻게 개선돼야 하나.
“지금은 필요없는 행사가 너무 많다. 다문화 가정 동원해서 사람만 힘들게 한다. 공무원들이 실적을 쌓으려고 하는 일 아닌가. 실속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 행사들 여는데 돈을 쓰느니 독거노인을 돕거나 상담을 해주고 일자리 창출에 신경써야 한다.”

이씨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대한민국의 최고?보배가 되도록?최선을 다하겠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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